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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함시생각

구원 -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

구원 -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

 

글 | 김충연 교수(감리교 신학대학교 신약학)

 

   우리는 3년이나 되는 코로나의 긴 터널 끝에서 새로운 해를 맞이했습니다.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10여년 앞당겼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경험하게 될 변화지만 그 변화를 순식간에 맞닥뜨리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아마도 새해는 이런 변화된 삶에 적응하며 새롭게 도전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된 삶의 폭이 큰 만큼 우리의 삶은 혼란으로 점철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변화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구원의 의미를 올바로 알고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믿음은 어떤 혼란 속에서도 우리를 붙잡아 주고 진리를 향해 걸어가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구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죄 사함 받고 죽어서 천국 가는 것”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구원의 전부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바울은 조금 다른 차원으로 설명합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 5:9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왜 세우셨는지를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진노하심에 이르도록 정하여 놓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도록 정하여 놓으셨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이유를 설명하는데,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것은, 우리가 깨어 있든지 자고있든지,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구원은 “깨어 있든지(살아있든지), 잠을 자든지(죽든지)” 주님과 함께하는 삶입니다. 이와 비슷한 설명을 주의 강림하실 때 일어날 일들에 대해 데살로니가전서 4:13-18에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여기에서 주님이 재림하시면, 죽은 자든, 살아있는 자든 모두 주님을 공중에서 영접하게 되며, “이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구원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구원은 항상 주 예수와 함께하는 삶’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사람들은 하나님은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멀리 떠나 계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시계 수리공이 시계를 만들고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폴 틸리히라는 신학자는 ‘하나님을 존재의 기반, 존재의 근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님은 더 이상 저 멀리, 저 높이 먼 곳에 계시지 않고 바로 우리가 있는 이곳에 계시며 우리 존재의 기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높이’를 강조하지 않고 ‘깊이’를 강조합니다: “깊이를 아는 사람은 하나님을 아는 사람입니다”(흔들리는 터전). 하나님은 나의 실존의 깊이로 만나지는 존재 자체의 근거로서의 하나님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이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누리고 계십니까? 요한일서 1:3절에서 요한은 하나님과의 사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여러분에게도 선포합니다. 우리는 여러분도 우리와 서로 사귐을 가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또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사귐입니다.” 요한이 그의 공동체에 전하고자 하는 복음은 바로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의 사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귐은 헬라어로 ‘코이노니아’입니다. 다른 말로 ‘교제’, ‘친교’, ‘나눔’입니다.

   나는 매일 주님과 얼마나 많은 ‘교제’와 ‘사귐’을 누리고 있습니까? 혹시 나의 삶과 예배가 오래 전부터 습관적으로 형식에 따라서 하는 종교행위는 아닙니까? 틸리히가 말한 것처럼 “우리 존재 전체의 기반과 하나가 되는 사랑의 친교, 거룩한 사귐, 이것이 바로 구원입니다.” 이 구원을 오늘 우리의 삶에서 누려야 합니다. 그래서 웨슬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서 구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매일 하나님과 교제하며 사귀는 시간을 갖고, 오늘 그분을 내 삶속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새해의 삶은 어떤 혼란 속에서도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고, 승리의 길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복된 한해의 삶을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라는 웨슬리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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