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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함시생각

나의 평생에 단 한 가지 소원

글 | 김충연 교수(감리교 신학대학교 신약학)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면 그 사람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간절한 바람은 무엇입니까?

 

   저는 학교에 있어서 그런지,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축제 때나 찬양을 드릴 때, 자유롭게 자신의 ‘끼’와 ‘젊음을 발산’하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열정과 에너지를 맘껏 펼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합니다.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질병이나 사고로 응급실에 들어왔던 환자들이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하는 것을 보면 행복해할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딤전 2:4) 복음이 전파되는 현장과 당신에 대한 사랑과 헌신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뤄지는 모습을 보시면 행복해하실 것입니다.

 

   시편 27편에 보면 ‘여호와의 집에 사는 것이 평생 단 한 가지의 소원’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주님 나에게 단 하나의 소원이 있습니다. 나는 오직 그 하나만 구하겠습니다. 그것은 한 평생 주님의 집에 살면서 주님의 자비로우신 모습을 보는 것과 성전에서 주님과 의논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4절: 새 번역).

 

    세네카는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라고 했습니 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정작 행복한 삶이 어디에서 오는지, 무엇을 해야 얻을 수 있는지도 모른 채 걱정과 고민이 가득 찬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행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도 짧은 인생인데, 방황하며 헤매다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맙니다.

 

    이 시인의 소원은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면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주님과 의논하면서 살아 가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하나님과 함께 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침에 제 연구실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며 말씀을 묵상할 때입니다. 제가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 시간만큼은 내 자신을 온전히 살필 수 있고, 내 모든 상황, 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것들을 하나님과 상의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시간에 정말 신비한 경험을 많이 합니다. 어떻게 제 상황을 아시는지 그 말씀으로 제게 응답해 주시는데 너무 놀랍습니다. 슬픔이 기쁨으로, 걱정이 담대함으로, 염려가 즐거움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인의 고백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인은 어떻게 이런 소원을 갖게 된 것일까요? 우리는 시편 27편의 배경이 구 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이 ‘시인 곧 다윗’이 매우 두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1절에서 3절까지,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2회, 무서움이 라는 단어가 1회 등장합니다. 1절에 보면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오.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오” 3절에서도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다윗은 이런 적들과 군대, 원수들, 악한 자들과 그들로 인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의 시기심으로 쫓기며 생명의 위협을 당했고, 나중에는 아들에게까지 쫓기는 참으로 우여곡절을 거듭한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삶의 필연적인 요소입니다. 이 두려움은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전한 현재로 인해 늘 두려움이라는 적과 대면하게 됩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행스러운 일과 질병으로 인한 건강의 악화와 죽음까지. 오늘 우리도 역시 이런 긴장된 상황 속에 놓여 있습니다. 어제는 하나님의 도움을 경험했지만, 오늘은 새로운 적의 공격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3절에서 이런 두려움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다윗의 확신과 결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을 늘 생각하고 그분의 뜻을 행하고, 찬양과 감사로 그분을 섬기는 것이 다윗의 특별한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다윗의 힘은 고요함 가운데서 나온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는 그에게 가장 큰 소원이며 가장 큰 능력이었습니다. 주님의 집에서 그는 자신을 지탱할 힘과 도움을 발견하며, 참된 안식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시편 23편에서 다윗은 동일하게 고백합니다: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곳에서 살겠습니다”(시 23:6).

 

   어떻게 우리는 주님의 집에 머물 수 있을까요? “주님의 집에 머문다”라는 것은 교회에서 24시간 거주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의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그와 교제하고, 다른 그리스도인들과의 교제를 통해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있는 곳이 ‘주님의 집’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서 있는 곳, 가정, 직장, 학교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하루를 위해 기도하며, 나의 어려움과 두려움을 그분께 맡겨드리고, 그분과 교제하며 주님의 집에 머무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다윗의 소원이 오늘 나의 소원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